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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코 피해자들 '산업은행 이동걸의 기자고소 좌시 않는다!'

8년 만에 재개된 키코 재판, 불완전판매 여부 가린다

정찬희 기자 | 기사입력 2021/06/03 [20:39]

키코 피해자들 '산업은행 이동걸의 기자고소 좌시 않는다!'

8년 만에 재개된 키코 재판, 불완전판매 여부 가린다

정찬희 기자 | 입력 : 2021/06/03 [20:39]

 

이동걸 회장과 산업은행이 권오철 전 스포츠서울 기자를 상대로 제기한 1억원 손해배상 민사소송이 키코의 불완전판매 여부를 가리는 장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키코 관련 재판은 201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8년 만이다.

 

  산업은행장 이동걸을 규탄하는 서울남부지방법원 앞 키코 피해자들의 플랭카드© 정찬희 기자

 

서울남부지법 민사5단독(부장판사 최희준)은 6월 2일 오전 10시 10분 산업은행이 권 기자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사건번호 2020가단281859)의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산업은행은 권 기자가 지난해 10월 18일 <[취재석] 이동걸의 이상한 논리 '키코, 불완전판매 했으나 불완전판매 아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한 것과 관련해 '허위사실'이라며 '이동걸 산은 회장의 명예를 훼손해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취지로 같은 해 12월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약 6개월 만에 첫 재판이 열린 것이다.

 

해당기사 링크: http://www.sportsseoul.com/news/read/970639?ref=naver

            스포츠 서울 <[취재석] 이동걸의 이상한 논리 '키코, 불완전판매 했으나 불완전판매 아니다'

    

재판부는 이번 재판과 관련해 몇 가지 핵심적 사안을 지목했다.

재판부는 이날 "(산업은행 측이) 신문사를 대상으로 소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권 기자 측 법률대리인은 "이 사건의 특이한 점이 언론중재위원회도 거치지 않았고 언론사를 상대로 소송을 하지 않았으며, 그저 개인을 상대로 찍어내리기 소송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권 기자의 기사의 책임은 스포츠서울에 있다는 부분도 쟁점이다.

권 기자 측은 준비서면에서 '기사 제목을 비롯한 기사 게재·보도에 관한 모든 결정권은 피고가 근무하는 회사가 보유하는 바, 원고는 권한도 없는 자를 상대로 부적법한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애초에 소송의 대상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산은 측 법률대리인은 이날 "피고 본인이 기사 작성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데 누가 과연 기사에 관여한 것인지 스포츠서울에 사실조회 신청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권 기자 측은 "사실 조회는 의미가 없다"라며 "권 기자가 기사를 작성했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기자가 기사를 쓰더라도 언론사가 저작권을 가지고 있고 언론사의 검증 절차를 거쳐 언론사의 명의로 기사가 나간다는 법률적인 판단을 제시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재판부는 권 기자의 기사가 사실을 적시하는 스트레이트 기사인지, 기자 개인의 주관이 들어가는 칼럼인지를 질문했다. 이에 권 기자 측은 "칼럼이며, 사실적시보다는 비평에 가까운 글"이라고 답했다. 산은이 '허위사실'이라며 문제로 삼고 있는 <[취재석] 이동걸의 이상한 논리 '키코, 불완전판매 했으나 불완전판매 아니다'>라는 제목은 사실적시가 아니라 이동걸 회장의 발언을 비유적으로 '평가'한 것이란 권 기자 측의 주장에 재판부도 충분히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21년 6월2일 해당 남부지법에서 권오철 기자와 키코피해자들 등의 모습. 가운데 회색마스크 권오철 기자. 키코 피해자들은 권오철 기자가 사실을 기사화 한데 대해 감사하며 잘 싸워달라 응원했다    © 정찬희 기자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는 산은 측은 권 기자의 기사 제목이 어떻게 허위사실인지와 어떤 손해를 입었는지를 입증해야 했으나 어떤 입증도 하지 못했다. 다만 산은 측은 "불완전판매를 인정한 것처럼 기사가 나왔다"며 "불완전판매가 아니라는 것과 관련해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관련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했다. 이에 권 기자 측은 "키코 불완전판매 여부 입증과 관련한 산은 측의 반박 준비서면을 받게 되면,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현장에 있었던 국회의원의 보좌관을 증인으로 신청할 것"이라고 답했다.

 

권 기자 측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용우 의원실의 김성영 보좌관을 증인으로 신청할 계획이다.

권 기자의 기사는 지난해 10월 16일 진행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동걸 회장이 "(키코의) 가격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진술했음에도 "키코는 불완전판매가 아니다"라고 발언한 것을 평가한 것이다. 이용우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이동걸의 해당 발언을 이끌어 냈으며, 김성영 보좌관은  키코 전문가다.

 

결국 이번 재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벌어진 '키코 불완전판매 논쟁'을 그대로 옮겨와 법정에서 이어나가게 됐다.

 

  키코피해자들이 남부지법 앞에 건 이동걸 언론탄압 규탄 현수막    © 정찬희 기자

 

권 기자는 법정을 나오며 "이동걸 회장이 쏘아올린 공이 키코의 진실을 드러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2013년 대법원이 키코의 일부 불완전판매를 인정했으며, 2019년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도 이를 재확인했다. 이번 재판을 통해 키코 가격정보 미제공은 불완전판매에 해당한다는 '상식'이 법정에서 인정받을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키코공동대책위원회 측은 "이동걸 회장이 피해자들에게 차마 고소를 걸 수 없어 기자 개인을 상대로 겁주기 소송을 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동걸 회장은 정부의 공약이었던 키코배상을 정부가 권고하자 이를 거부하며 항명하고 있는데 키코 피해자들은 이동걸의 언론탄압도 키코 불완전 판매도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끝까지 간다" 라고 말했다.

 

다음 기일은 오는 7월 21일 오전 10시 10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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