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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인천구치소 여자방 입소 첫날은 어떤 모습일까

정기자의 사실적시 명예훼손 구치소 9박10일 체험기 1

정찬희 기자 | 기사입력 2022/09/22 [03:23]

[1회] 인천구치소 여자방 입소 첫날은 어떤 모습일까

정기자의 사실적시 명예훼손 구치소 9박10일 체험기 1

정찬희 기자 | 입력 : 2022/09/22 [03:23]

 

본 기자는 로봇체험관 사기사건을 장기간에 걸친 취재로 사실관계를 밝혀 보도하였다가, 인천지법 2020고합390 판결(재판장 호성호)로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은 무죄를 받았으나 사실적시 명예훼손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변호사와 상담한 결과, 기자가 사실을 보도하여도 감옥에 가는 '사실적시 명예훼손 악법'이 존재한다는 것을 대중들에게 알리기위해 벌금 대신 노역형을 선택하라는 조언을 받아 2022년 8월 24일 부터 9월 2일 까지 총 9박 10일 간 자발적으로 인천구치소에 수감되었다. 

 

▲ 인천지검 건물 오른쪽으로 인천구치소라고 적힌 간판이 보인다   © 정찬희 기자


2022년 8월 24일 까지 벌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재산을 압류하고 벌금노역형에 처한다는 내용이 든 검찰 벌금 고지서를 들고 검찰청으로 가서 담당자와 잠시의 실랑이 끝에 입소하게 되었다. 후일담이지만 구치소에서의 생활은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을 정도로 괴롭고 힘들었다. 본 기자가 이 기사를 쓰는 이유는 죄를 짓고 감옥가면 몹시 고달프니 착하게 살라는 의도이다.

 

검찰 직원 3인과 함께 검찰 차량을 타고 약3분 정도 달려 구치소에 도착했다.

 

  검찰 차량안에서 바라본 인천구치소 정문 앞 모습 2022년 8월 24일  © 정찬희 기자


검찰직원은 구치소 측에 전화를 하여 벌금 노역입소를 원하는 여자 1명이 간다며 조치를 구했고, 구치소 정문을 지나 별도의 입구를 통해 구치소 안쪽 출입구로 들어간 후 또다른 건물의 입구 앞에서 본 기자와 3명의 검찰직원은 문이 열리기를 약15분 정도 기다렸다.

 

일반인들이 들어올 수 없는 구치소 입구 쪽 건물에는 "새 삶을 준비하는 사랑과 희망의 집" 이라는 오래된 녹색간판이 붙어있었고 건물들은 전부 최소 50년은 된 듯 노후된 건물들이었다. 입구 구석은 녹슬고 오래되어 먼지와 거미줄이 가득했다. 

 

이윽고 문이 열리고 나이든 남성 교도관이 나왔고, 검찰직원들은 본 기자를 인계한 후 사라졌고 해당 남성 교도관은 간이 키트 속 면봉으로 코로나 검사를 했다. 그는 마스크 외 방호복도 의료 가운도 입지 않은 채였고, 의료인 증명도 없었다.

 

"교도관님, 의료인 자격증 있으세요?"

본 기자의 질문에 손 씨 성을 가진 그는 인상을 찌푸리며 '자신은 교도관이고 그 쪽은 수용자' 라며 짜증을 내고는 '옛날에 좀..' 이라며 답변을 피했다. 그리고는 1분도 기다리지 않고 음성 이라며 어떤 방으로 안내했다.

(*현재 정보공개 www.open.go.kr 를 통해 법무부에 해당 남성에 대한 의료인 자격 여부 정보공개 청구중)

 

그 곳은 수용자 카드 기록 작성을 위한 곳으로 한 남성 교도관이 앉아있었고 본인 확인, 판결문 등 기록을 확인하며 간단한 대화를 나눴다.

 

이후에는 여성 교도관이 와서 신체검사하는 다른 방으로 데려갔다.

 

말로만 듣던 그 악명높은 신체검사를 받게 되었다.

일부 입소자 중에는 항문이나 신체 어딘가를 통해 물건을 반입하는 경우가 있어 옷을 벗고 기계로 찍는 형태의 검사였다. 과거에는 교도관들이 직접 수용자들의 몸을 검사하였는데 이에 대해 인권침해 항의 및 소송이 다수 있어 현재는 기계 위에 쪼그려앉았다 일어나면 기계가 찍는 방식으로 바뀌어서 약1초 정도만 수치심을 참으면 되는 검사였다. 교도관들의 말에 따르면 질 탄력을 높이는 볼을 넣어서 온 사람도 있었다나.

 

신체검사를 하며 수인복, 고무신 그리고 기초 생활용품이 든 플라스틱 박스를 1개 받았다. 해당 박스는 리빙박스라고 불리웠는데 그 안에는 수건, 속옷, 이불, 휴지, 베개 등이 들어있었고 품질은 당연한 이야기지만 시중에서 보기 힘든 열악한 것들이었다. 팬티는 지방의 교도소에서 생산된 제품인데 사이즈가 전부 제각각이었다. 그리고 후일담이지만 한번 빨았더니 일부가 찢어졌다. 수건은 녹색인데 행주 재질보다도 거칠었다.

 

리빙박스를 들고 '격리실'이라고 불리는 310호실에 입소했다.

 

그 안에는 본 기자를 포함해 총7명의 여자들이 있었다.

격리실이라하면 세간에서는 당연히 코로나 방역을 위해 1인이 생활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하지만 인천구치소 격리실은 입구에서 코로나 간이 검사후 음성이 나온 신입들을 죄목 구분하지 않고 일단 1주일간 함께 가둬두는 공간이다.

 

"안녕하세요."

누가 듣던 말던 일단 어색하지만 인사를 했다. 어디에 자리를 잡아야 하나 몹시 난감했다.

나중에 알게 된 정보로는 신입은 화장실에서 가장 가까운 쪽에 자리를 잡고 오래된 순으로 점점 화장실에서 먼 자리를 잡게 되는 것인데 격리실 사람들은 전부 처음 구치소에 온 신입들도 많았고 굳이 그걸 따지는 사람도 없어서 문 바로 앞에 일단 자리를 잡았다. "여기에 앉아도 될까요?" 하고 문앞에 앉았는데 아무도 아무말도 하지 않아 암묵적 동의라 생각하고 자리잡아, 그냥 그 자리가 내 자리가 되었다.

 

수용거실이라 불리는 방은 비좁았다.

화장실 앞 관물대를 보니 4인용이었다. 4인용 관물대 옆에는 어설프게 만들어진 2인용 장이 있었다. 원래 4인이 적정 인원으로 보이는 방이었다. 짐은 비어있는 곳이 2인용 장이라 그곳에 두었다.

 

방안에 밥상인지 책상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오래된 상을 펴놓고 한 명은 편지를 쓰고 있었고, 몇명은 멍하니 앉아 티비를 보고 있었고 누군가는 멍한 얼굴로 그냥 앉아있었다.

 

벽에는 선풍기 2대가 돌아가고 있었고, 바닥은 약간 두껍고 오래된 비닐장판이 깔려있었는데 한장으로 되어있지 않고 2장을 나눠 깔아서 가운데에서 겹쳐져 단차가 생겼다. 그때문에 누우면 몹시 거슬렸다. 감옥살이라는게 고달프다는게 잠자리부터 일부러 불편하게 해서 느끼라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런데 상을 놓고 편지를 쓰는 여자 수용자의 양팔에는 그야말로 화려한 문신들로 가득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