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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 구치소 밥 한끼는 얼마짜리 일까?

정기자의 9박10일 인천구치소 여자수용실 체험기

정찬희 기자 | 기사입력 2022/10/26 [20:54]

[7회] 구치소 밥 한끼는 얼마짜리 일까?

정기자의 9박10일 인천구치소 여자수용실 체험기

정찬희 기자 | 입력 : 2022/10/26 [20:54]

 

"요즘 구치소 밥 맛있습니다."

지난해 국정감사를 뒤흔들었던 돈다발 사건을 폭로한 조폭출신 수감자는 이렇게 말했다지만, 다른 데는 몰라도 인천구치소는 글쎄.. 과연 맛있다고 할 수 있을지 본 기자 경험으로는 잘 모르겠다.

그 원인은 초저가 예산과 단체급식의 특징, 그리고 비위생에 있을 것이다.

 

(*참고로 본 기자는 독자들이 착하게 살아서 구치소나 교도소에 가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에 최대한 불편함 점을 부각할 수 밖에 없음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많은 교도관 분들은 24시간 관리시스템인 구치소 내 제소자의 안전과 도움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실 식단표만 살펴보면 나쁘지 않다.

지난 9월 수용자 부식물 차림표는 이러하다. 계절 식자재 변동으로 인한 변화를 제외하면 거의 매달 비슷하다. 적혀있지 않지만 쌀밥이 기본 제공되며, 별도로 빵 옆에 주식이라고 적혀있을 때만 쌀밥 미공급.

 

▲ 구치소 식사 예시. 그런데 식판은 저보다 색과 재질이 연하고 코팅없는 것으로 바뀌었다.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구형 둥근 식판은 현재 거실내 반입금지. 숟가락과 젓가락은 실제와 같고 양은 한꺼번에 배급받은 양에서 자율적으로 덜어담을 수 있다    © 인터넷


일요일 (1일, 11일, 18일, 25일)

아침: 떡국, 쥐어채 무침, 바나나, 배추김치

점심: 육개장, 낙지젓 무침, 호박조림, 배추김치

저녁: 돼지고기 김치찌개, 마늘쫑 양파볶음, 깻잎 장아찌, 깍두기 

 

월요일(5일, 12일, 19일, 26일)

아침: 소고기 무국, 단무지 무침, 맛김, 배추김치

점심: 닭곰탕, 참치 김치볶음, 연두부와 양념장, 배추김치

저녁: 두부 된장국, 돼지고기 김치볶음, 쌈무, 배추김치 

 

화요일(6일, 13일, 20일, 27일)

아침: 식빵(주식), 치즈, 딸기쨈, 스프, 채소샐러드, 우유

점심: 채소된장국, 생선구이, 어묵볶음, 배추김치

저녁: 김치찌개, 닭고기 조림, 다시마와 초장, 배추김치 

 

수요일(7일, 14일, 21일, 28일)

아침: 달걀파국, 진미채 무침, 배추김치, 떡국, 요구르트

점심: 섞어찌개, 우동, 채소볶음, 빙과류, 배추김치

저녁: 소고기 미역국, 코다리 무조림, 파프리카, 쌈장, 배추김치 

 

목요일(1일, 8일, 15일, 22일, 29일)

아침: 북어국, 멸치볶음, 배추김치, 혼합음료

점심: 어묵국, 달걀찜, 떡볶이, 배추김치

저녁: 된장찌개, 돼지고기 채소볶음, 양배추찜, 쌈장, 배추김치 

 

금요일(2일, 9일, 16일, 23일, 30일)

아침: 쇠고기 무국, 메추리알 조림, 오징어젓 무침, 배추김치

점심: 만두 김치국, 생선가스와 소스, 닭고기 조림, 배추김치

저녁: 근대 된장국, 스파게티, 오이 양파무침, 배추김치 

 

토요일(3일, 10일, 17일, 24일)

아침: 모닝빵(주식), 딸기쨈, 콘푸레이크, 채소샐러드, 우유류

점심: 소고기 미역국, 가지볶움, 찐감자, 배추김치

저녁: 동태찌개, 닭갈비 조림, 풋고추, 된장, 무생채 

 

구치소 식단 단가는 얼마에 운영되고 있을까?

주식, 부식, 연료비, 소모품비를 포함하여 1일 4,616원이며 1끼 1,549원으로 운영되며 소고기(호주산), 돼지고기(국내산), 닭고기(국내산), 삼겹살(독일산), 배추김치(배추 국내산, 고춧가루 중국산), 콩 두부류(수입산), 오징어 (국내산)이라고. 

 

식단표만 보면 꽤 구색이 잘 갖추어져 있지만 본 기자는 거의 2일에 한끼 꼴 정도만 먹고 거의 젓가락도 대지 않았는데 사실 그 이유는 번거로운 설겆이 탓(*7명 수용시 큰 부식통 5개+식판7개, *3끼=36개의 찬물 설겆이 발생. 구치소는 뜨거운 물이 나오지 않는다)과 맛이 없었기 때문이다.

 

보통 밥과 국이 맛있으면 먹을만한 한끼가 되는데 밥은 누렇고 질긴 떡인지 퍼석하기 이를데 없었고, 국 맛은 고혈압과 뇌졸중을 예방해주겠다며 국의 염도를 0.7%에 맞추어(*인간의 몸 속 염도는 0.9%)니 맛도 내 맛도 아닌 맹탕이었다.

 

간혹 간이 맞는 맛있는 반찬이 한두가지 나오기는 하지만 대개의 반찬들도 이름만 갖춘 수준이었다. 특히 김치는 언제 담근건지 식물 식초덩어리 였다. 매일 배분되는 음식의 1/3 정도는 손도 대지 않은 채 잔반으로 버려지고 있었다. 가장 맛있었던 것은 오뚜기 1회분 딸기쨈 이었다.

 

하지만 이 보기는 멀쩡하지만 맛없는 인천구치소 식사 수준의 개선은 요원해 보인다.

애초 책정된 예산자체가 너무 적고, 구치소 측도 대량조리 등의 사유로 개선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최소한 위생과 쌀밥 상태만이라도 개선되기를 원하여 법무부에 [인천구치소 쌀밥 상태 개선을 구하는 민원(거미줄 먼지범벅 방충망 등 위생개선 포함)] 이라는 제목으로 개선 민원을 냈더니 회신은 '어쩔 수 없지만 노력은 해보겠디' 로 요약된다. 국민신문고로 받은 해당 민원회신을 공개해본다.

 

▲ 쌀밥 개선 민원에 대한 인천구치소 회신   © 정찬희 기자


그러니까 입맛이 까다로운 분들은 죄 짓지 마시고 구치소는 얼씬도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솔직히 살인 강도 강간 중범죄자들에게는 세금으로 배고프지 않게 저렇게 먹이는 것도 아깝다는 분들도 계실 것이고, 예전 박정희 정부 시대 수감 경험자들에게 들은 이야기로는 일 안하면 밥도 없었고, 어쩌다 큰 국통에 쥐 한마리가 잘못 들어갔는데 그것도 고기라며 알고서도 맛있게 먹었다는 일화도 있었다. 만일 독자 요청이 있다면 번외로 독재정부 시절 감옥 이야기 취재한 내용도 소개할 생각이다.

 

다음시간에는 핸드폰 스마트 접견시 반려동물이 비춰지면 정말 면회가 종료되는지, 목욕 및 운동시간에 관한 내용 등 사소하지만 구치소에서는 생활 정보들인 내용들을 소개해보도록 하겠다.